◆ Ruby Pupi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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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가 영희 꼬신 샤랄라 다방≫ ▶ Food

철수와 영희...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국가 공인 커플입니다. ^^;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면 늘 빠짐없이 생각나는 그리운 이름이기도 하지요. 문득 옛날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시절, 네모진 가방을 등에 메고 도시락통을 흔들면서 등교하던 기억, 불량식품을 입 안 가득히 물고 땅따먹기를 하던 기억, 딱지치고 구슬치고 고무줄뛰기를 하던 기억, 하교하기가 무섭게 텔레비전 앞으로 달려가 만화영화를 시청하던 기억 등등...
70~80년대 태어난 분들만이 알 수 있는 아련한 추억들이 얼마나 많은지...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분들은 절대 모를 이야기입니다.

그런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는 명소가 있습니다.
영희가 철수 꼬신, 아니 철수가 영희 꼬신 샤랄라 다방... 추억이 소록소록~~아련한 향수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대학로에 연극 보러 갔을 때 들른 곳입니다.
사실 이곳을 방문한 지는 꽤 되었지만 이제야 마음을 정리하고 후기를 올립니다. 그동안 추억할 게 많아서 말이죠. ^^;
저 양은 도시락은 써 본 적이 없지만, 플라스틱제 도시락과 보온 도시락은 손에 익습니다.

여기 메뉴를 보면, 일반 커피숍에서 파는 것과 유사한 커피류와 더불어, 라면 도시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철수세트'인 게지요. 양은 도시락에 든 라면도, 단무지도, 스팸주먹밥도... 옛날엔 마지못해 먹었던 요깃거리가 지금은 나름 '그리운' 메뉴가 되었습니다. ^^ 옆의 커피를 보면 세대차가 느껴지지만요.

연극을 보러 왔다가, 시간이 좀 남아서 들렀습니다.

간판부터 상당히 눈길을 끌죠. 조금 유치하긴 하지만... ^^

어찌 보면, 그때 그 시절 만화방을 연상케 하기도 합니다.
그 당시 만화방은 개구쟁이 남자애들의 전유물이어서 선뜻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지요. 오락실만큼이나.

칠판을 보면 늘 낙서를 하고 싶어집니다. 분필가루를 풀풀 휘날리면서...

조기 아래에 있는 낡은 괘종시계도 추억을 상기시킵니다.
어린 시절, 멈춰버린 추를 움직이게 하려고 안간힘을 썼거든요. ^^

<피구왕 통키>는 90년대 초중반, SBS가 처음 창설되던 당시 인기리에 방영되었지요. <불꽃슛 통키>와 같은 괴상한 한국판 아류영화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당시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니 통키가 되든 철수가 되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
유리병 콜라 역시 그리운 물품이지요. 빈 병을 모아서 수퍼에 가져가면 수십 원 정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리통만한 유리병 콜라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 큰 병은 곧 간장통으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책상도 보이고 책꽂이도 보입니다. 벽에 걸린 가방도, 벽에 붙은 둥근 딱지도... 어린이 방은 저랬어요.

새마을운동 구호를 떠올려봅니다. 운동회 때마다 휘날리는 만국기와 함께...
낡은 흑백 텔레비전, 전축도 아련한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당시 국민학교 책상은 초록색으로 칠해진 투박한 2인용 책상이었다가 사진상의 1인용 책상으로 바뀌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2인용이었던 시절, 휴전선 긋고 자리싸움하는 게 하루 일과였습니다. 넘어오면 꼬집고 때리고, 연필이나 지우개가 넘어오면 다 압수했지요. ^^; 늦게나마 1인용 책상으로 바뀌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칠판 위의 태극기... 아침 조회 때마다 늘 '국기에 대한 맹세'가 빠지지 않았지요.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그 당시 뜻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나 몸과 마음 안 바칠래' 이렇게 구시렁대기도...^^; )
급훈과 종이 상장 역시 기억에 남습니다. ('난 종이가 아니라 메달이나 트로피를 원해' 이랬던 기억도... ^^;)

추억의 물품들이 곳곳에 즐비해 있습니다.

구슬치기용 구슬에 게임용 화폐, 그외 잡동사니 장난감들...
저 숫자맞추는 판도 즐겨 갖고 놀았지요.(저 숫자판이 붙은 필통도 있었습니다.)

종이로 집 만들기... 좌우지간 잡동사니들...

추억의 종이인형... ^^ 가위로 잘라서 옷입히며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공주풍 드레스가 얼마나 이뻐보이던지...

남자애들은 축구게임도 했지요. 종이로 된 축구놀이판으로... 공은 책받침 조각을 작고 동그랗게 잘라 만들었던 듯... ^^;

책상에 낙서하기 역시 빠질 수 없는 유희거리였습니다.

누구랑 누구랑 얼레리 꼴레리~~

추억의 책꽂이. 먼지 풀풀 날리는 누런 전집... 세계명작은 다 저런 책으로 읽었습니다. 다이얼식 전화기도 생각나네요.

문방구에 가면 저런 책자가 널려 있었습니다.

잠시 숨 돌리기 위해,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피스타치오라떼라지요.

커피숍처럼 다양한 라떼류를 판매합니다.
배가 고팠더라면 철수세트나 영희세트를 시켰을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

약과와 빨대(?) 불량식품이 함께 나옵니다. 그러고보니 약과도 문방구에서 팔았던 백 원짜리 불량식품 같구만유. ^^;

피스타치오라떼는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공책에 낙서할 수도 있습니다.

그림일기가 생각나더군요. 어렸을 때만 해도 일기 쓰는 게 죽기보다 싫었었죠. ㅜ.ㅜ

양은주전자에 양은도시락... 양은주전자는 각 교실에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접는 딱지와 더불어 아이들의 유희거리였던 동그란 딱지...
<우뢰매>는 극장에서 최초로 본 작품이었습니다. 에스퍼맨과 데일리가 생각나네요. ^^
(데일리는 백발이니 할매야.. 이랬던 기억이... ^^;)

추억의 네모가방... 저학년 시절에는 항상 저 가방을 메고 다녔습니다. <개구리 왕눈이>와 같은 만화 소재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학용품마다 만화 주인공들이 웃고 있었으니...
신학기가 되면 늘 새 가방을 사 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고학년이 되어서 배낭형 가방으로 바꾸었지요.

위인전집... 세계명작전집과 더불어 한 질씩은 다 갖고 있었겠죠.

추억의 비디오테이프... 당시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비디오 빌려보는 게 낙이었습니다.(비디오도 어느 정도 사는 집에만 있었죠.) 당시 비디오 가게 한 모퉁이에는 중국 사극이나 무협물이 수십 개씩 시리즈로 있었습니다.
<서태후>를 다룬 사극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 작품은 80년대 후반에 출시된 걸로 보아 굉장히 오래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로보트 태권브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요.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V 정의로 뭉친 주먹 로보트 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1탄의 악역 카프박사와 그의 딸 메리, 그리고 시리즈마다 빠질 수 없는 감초 깡통로보트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보았드랬죠. 지금 관점에서 보면 일본 애니를 베낀 작품이라는 혹평을 벗어날 수 없겠지만, 그때만 해도 태권브이는 영원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었습니다.
그리고, 왼쪽 아래에 정육면체 퍼즐 역시... ^^;

옛날 카세트 라디오... 당시 CD는 비싼 가격으로 쉽게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CDP도 없었는데 어찌 사겠습니까. 카세트 라디오에 동화 테이프를 넣고 늘어질 때까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따금 목소리 녹음도 하고요. ^^;

전축도 그랬고요. 부모님 덕에 가곡이나 명곡 테이프를 즐겨 들었습니다.

타자기가 보입니다. 당시 컴퓨터는 부유층들의 산물이라 워드를 출력하는 것도 실력 있는 사람이나 할 수 있었습니다.

실내화... 때가 탈 때까지 신어야 했습니다. 아무데나 벗어던졌다가 잃어버리는 일도 속출했지요.

소음이 심했던 선풍기... 지금이야 날개 없는 선풍기까지 출시될 정도인데...

문방구마다 산재했던 추억의 뽑기통... 원하는 물건이 나올 때까지 동전을 집어넣고 애타게 돌렸던 기억이... ^^;

옛날 한국영화들도 생각납니다. 에로물과 더불어 청춘물이 많았었지요.
벽에 붙은 종이게임판 역시 질리도록 하며 놀았었지요. 주사위는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었어요.

옛 추억이 그립다면, 꼭 한번쯤 방문해야 할 곳, 철수가 영희 꼬신 샤랄라 다방이입니다. ^^
한 손에는 양은냄비에 담긴 라면을 들고 먹으면서, 다른 한 손에는 라떼커피를 들고 마시면서 옛 추억에 잠겨볼 수 있어요.
계속 업그레이드(?)된다고 하니 다음에 한 번 더 가볼 생각이에요. 이왕이면 '부루마블' 같은 추억의 게임판을 보고 싶더라구요. >.< 재믹스나 겜보이 같은 가정용 게임기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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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2/01/26 01:1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루필淚苾 2012/01/26 01:23 #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재미있는 다방(?)이니 결코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저 역시 한 번 더 가보려구요. 덧글 감사합니다.
  • 샤랄라 2012/01/26 16:24 # 삭제 답글

    정말 짱이에요ㅋ 메뉴도 맛있어보이고 추억의 소품들도 너무 인상적입니다!^^
  • 루필淚苾 2012/01/26 17:08 #

    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그리운 분들이라면 틀림없이 만족하실 거예요. ^^
    덧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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